기록인 칼럼(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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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법석] 기록전문가의 필수품(2)
'기록인 칼럼'의 4월 지정주제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입니다. 우리가 매일 지니고 다니는 것, 공부나 일을 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것...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 미르 기록학을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내 주위의 사람들은 내가 어떤 공부를 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항상 궁금해 한다. 도서관 사서와 비슷한 것으로, 또는 고문서나 중요한 자료를 연구하는 것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어쨌든 대학원까지 다니면서 공부하고 하는 일이니, 고상하고 지적인 것이려니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가끔씩 내가 문서고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거나, 문서고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쳤다거나, 먼지 때문에 감기에 걸렸다는 말을 들으면, 대체로 이런 반응을 보인다. “아니, 그런 일을 하세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
2012.04.12 -
[야단법석] 기록전문가의 필수품(1)
'기록인 칼럼'의 4월 지정주제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입니다. 우리가 매일 지니고 다니는 것, 공부나 일을 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것...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 219노선버스 곰곰히 주제에 대한 생각을 추스르긴 해보았지만 뭐라 말하기가 어렵네요. 대신에 그냥 저의 일상적인 소지품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작년에 이사하면서 멜빵 가방 하나를 찾았는데 트래킹할 때 쓰는 것처럼 작은 것입니다. 아침마다 어디 좋은 공기 마시러 가는 양 이 멜빵 가방과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방의 뚜껑에 해당하는 맨 위의 주머니엔 집과 차의 열쇠가 들어 있습니다. 열쇠들은 접이식 나이프의 고리에 달려 있는데, 나이프엔 아들 이니셜이 새겨져 있습니다. 작은 나이프 한 자루가 흔들림 많은 세상살이에 실용..
2012.04.09 -
[아키비스트의 눈] 고난으로 시작하는 4월입니다.
고난으로 시작하는 4월입니다. 219노선버스 봄의 문턱에 이르렀다 싶었는데... 그쵸? 너무 들뜬 건가요, 또 한 방 먹은 느낌입니다. 지난 겨울동안 잃어버린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느 날 충동적으로 구입해서 5년 남짓 사용해온 장갑과 햇수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오래된 머플러도 잃어버렸습니다. 덕분에 2월에 들어선 이래 지금껏 감기를 달고 지냅니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으려니 싶어 따져보기도 합니다만,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에 정신줄마저 느슨해진 까닭은 물론이고 결국 ‘219노선’을 벗어나 스스로 흐트러지고 천지를 헤맸던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간 잃어버린 것들을 다 셈하여보자면 끝도 없습니다. 물건도 있고 사람도 있고 무형의 무엇도 있습니다. ‘분실’도 있고 ‘상실’도 있고 ‘박탈’도 있습니다. 그중..
2012.04.05 -
[아키비스트의 눈] 나는 때로 울컥할 때가 있다!
나는 때로 울컥할 때가 있다! 2012년 3월 31일 취우(醉雨) 나는 수업 중에 울컥할 때가 있다. 대통령기록관 시스템 부분을 언급할 때가 그렇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전자기록물 이관을 위해 대통령기록관시스템(PAMS, Presidential Archives Management System)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 사업에 자문으로 참여하였다. 그 때 어마어마한(!) 양의 전자기록물, 다양한 유형의 전자기록물에 압도된 프로젝트팀은 이 소중한 기록물들을 어찌하면 문제없이 잘 “이관”할 수 있을까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었다. 대통령기록관이나 프로젝트팀이나 자문에 나선 사람들이나 모두 노심초사, 고군분투... 대통령기록의 무사 이관에 지혜를 보태려 무진 애썼다. 퇴임 전후의 짧은 시간 동안 대량..
2012.03.31 -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5)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록관리와 여성 219노선버스 우리 기록관리분야도 학교든 현장이든 여성들이 차지하는 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남성을 초과하고 있으며, 역할의 비중 역시 결코 남성들에 뒤지지 않는다. 필자 역시 매일 3명의 여성 기록전문가들 틈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어진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능력에서 그들을 이겨본 적이 없다. 특히 각종 전자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처리하는 일은 그들에게 의존하는 것이 효율면에서도 으뜸이다. 전화응대나 방문자에 대한 안내에서도 그들만큼 친절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몸을 사리지 않고 힘겨운 일도 마다하지..
2012.03.26 -
[아키비스트의 눈] 말 바꾸기라구요?
말 바꾸기라구요? 219노선버스 여지 없이 또 봄은 오고 있습니다. 움츠리고 힘겨워 하던 그 시간 속에서나마 다독이며 견뎌낸 하루하루가 보란 듯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축하와 박수를 보낼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졸업하신 분들과 또 새로이 입학하신 분들 기록관리 현장에 입성하신 분들 아울러 최근 기록연구관으로 승진하신 분들 자랑스럽고 부러운 마음으로 진심어린 축하를 보냅니다. 한편 아쉬움 속에 낙담하고 계신 이들에겐 위로의 말씀도 전합니다. 요즈음 세상에는 “말 바꾸기” 논쟁이 한창입니다. 같은 목표를 두고 어제까지는 찬성하다가 오늘은 반대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한 뼘만 좀 더 들여다보면 “내용 바꾸기” 논쟁이어야 맞는 일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저 이름만 같을 뿐 지향과 의미, 수단과 방법이 어제와 ..
201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