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관리(21)
-
[아키비스트의 눈] 적과 동지
적과 동지 코즈모넛 제자들이 취직 되어 내 방을 찾아오면 하는 말이 있다. “3년간 술만 먹어라.” 혹 지방으로 가게 된 제자들에게는 “아파트 말고 근처 시골 마을에 살면서 옆집 아주머니한테 김치도 얻어먹고 가끔은 마을 야유회도 같이 가봐라” 하고 말한다. 쉽지 않은 제안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그리 해보겠다고 활짝 웃으며 답하곤 했다. 기실 내 조언을 실천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내용인 즉 함께 일하게 될 공무원들하고 동지가 되려 애쓰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그 지방 사람들과 하나가 되라는 거다. 말이 쉽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기록 전문가라면 의당 그래야 한다지만 ‘고립된 섬’에 외톨이로 살아야 하는 처지에 무슨 호사스런 낭만주이란 말인가? 첫 출근을 했더니 눈을 말똥말똥 뜨고 미소 지으며 '똥개 ..
2012.04.25 -
알록달록 좌담회 씨즌 2가 시작됩니다~
안녕하세요 한국기록전문가협회입니다!! 알록달록 좌담회 씨즌 2를 시작합니다~ 지난 씨즌에는 2011/09/16 [알록달록 좌담회] 제1회 기록전문가협회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1) 2011/10/02 [알록달록 좌담회] 제2회 2012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1) 2011/11/07 [알록달록 좌담회] 제3회 나는 너를 보낼 수 없다 2012/03/20 [알록달록 좌담회] 제4회 2011년, 그리고 새로운 2012년 4회에 걸쳐 좌담회를 개최하고 협회 및 2012년 기록학계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는데요, 올해에는 조금 더 밝은 분위기로, 현장의 목소리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좌담회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씨즌 2에서는 김성수, 김장환, 남경호, 오동석, 이영기님(가나다 순) 을 고정 패널로 하여 주제..
2012.04.03 -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6)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록관리와 여성? 미르 나는 기록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여성이다. 기록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을 때, 가끔씩 힘이 필요했다. 실습을 위해 기록물을 정리할 때는 물론이고, 학과 행사를 준비할 때에도 책상이나 자료집 따위를 날라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도와서 하면 됐다. 힘이 부족해서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즐거웠다. 기관에서 기록을 관리하려니, 힘이 많이 필요하다. 문서고에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기록물을 정리할 때가 특히 그렇다. 혼자서 이리저리 기록물을 나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다..
2012.03.30 -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5)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록관리와 여성 219노선버스 우리 기록관리분야도 학교든 현장이든 여성들이 차지하는 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남성을 초과하고 있으며, 역할의 비중 역시 결코 남성들에 뒤지지 않는다. 필자 역시 매일 3명의 여성 기록전문가들 틈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어진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능력에서 그들을 이겨본 적이 없다. 특히 각종 전자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처리하는 일은 그들에게 의존하는 것이 효율면에서도 으뜸이다. 전화응대나 방문자에 대한 안내에서도 그들만큼 친절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몸을 사리지 않고 힘겨운 일도 마다하지..
2012.03.26 -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4) - ‘그녀들의 이야기(Herstory)’를 기억할 때가 되었다.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녀들의 이야기(Herstory)’를 기억할 때가 되었다. 깃발 얼마 전 광주에 ‘허스토리’라는 여성전시관이 개관하였다. 광주여성재단이 지역 여성의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 함양의 장으로 여성사연구와 관련, 공간에 대한 여성의 역사적 경험과 스토리를 발굴하고 여성주의적 해석을 시도함으로써 광주여성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했다 한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타자’로 존재했던 여성의 경험과 인식세계가 사적 영역을 벗어나 ‘그녀들의 이야기’가 사회적 기억으로 인정받기까지는 매우 지난한 과정이 있었으며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할 ..
2012.03.26 -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3) - 들어도 들어도 모자란 목소리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들어도 들어도 모자란 목소리 정인(定印) 불이 켜졌다. 97년 어느 날, 혜화동 작은 소극장은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다. 나는 눈물이 멈추질 않아 고개만 치켜들고 있었다. 일행들 중 누구 하나도 먼저 일어나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일본군 위안부의 ‘낮은 목소리’를 처음 듣던 그 날을 그렇게 기억한다. 얼마 전 그들 중 한 분인 이용수 할머니가 한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날이 떠올랐다.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일본 정부와 무기력하기만 한 한국 정부를 더 이상 믿지 못하고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한을 풀..
201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