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첫시작은 충청북도 기록연구사분들이 다녀오신 북미지역에 대한 소개입니다. 향후에도 협회에서는 해외 기록관 탐방에 대한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예정입니다. 회원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충북도청의 정상희(기록연구사) 회원님께서 기고해 주신 글과 심은비 선생님께서 제공하신 사진을 편집해서 올린 것입니다.
* 해외 기록관 탐방 후기를 기록인들과 공유하고자 하시는 회원님들께서는 karma@archivists.or.kr로 메일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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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도, 시군 기록연구사는 자주 만난다. 기록관리기준표 정비를 하겠노라는 명분하에 공식적으로 회의를 하며 만난다. 2013년 1월에도 그렇게 만났고, 누군가 회의 끝 무렵 해외연수 한번 가자고 외쳤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생각했던 이들의 외침은 모일 때마다 간절한 눈빛을 내뿜고, “너의 능력을 보겠어!”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나를 짓누르기도 하였다. 5월쯤 그 가능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공무국외여행 담당자에게 갈 수 있는 예산이 있는지, 과거 그리고 현재 기록정보팀장님들께 이런 해외연수 추진이 가능한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알아보고 계획안을 작성하였다.
계획의 결재과정은 쉬운 듯 쉽지 않았다. 수없이 반복된 계획서 수정과, 그 사이 관련 담당자들의 인사이동, 무난할 줄 알았던 한 결재라인에서 어이없는(?) 제동도 걸렸다. 그나마 기록관리에 관심을 가져주시던 과장님 덕분에 계획서를 작성하기 시작한지 한달 만에 연수에 대한 결재를 받았다.
연수의 핵심인 공식방문 기관 선정에 들어갔다. 5곳으로 추려졌다. 기록연구사라면 꼭 가보고 싶은 NARA(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한국인이 아키비스트로 근무하고 있는 IMF Archives, 그리고 기록관리 기관 유형별로 Harvard University Archives, Franklin D. Roosevelt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 캐나다 온타리오주 Archives를 선정하였다. 사전 조사를 하고 우리의 방문 목적이 무엇인지, 그 곳에 가서 무었을 얻어와야 하는지 모여 논의하였다. 방문을 위한 필요서류와 기관별 질문지와 요청사항을 작성하고, 각 기관에 다양한 루트를 통하여 접촉을 시도하였다. 7월부터 접촉은 시작되었으나 공식방문 기관 담당자의 휴가, 행정상의 문제, 일정 조정 등으로 가기 전날까지도 방문 가능 확인을 위한 연락은 계속 되었다.
드디어 10월 1일 충청북도 기록연구사들은 부푼 꿈과 떨림을 안고, 13시간의 비행을 거쳐 토론토에 도착하였다. 도착과 동시에 어이없는 소식을 갖고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연방정부의 shutdown!!! 현지가이드는 17년만의 일이며, 그 때는 한달 반이 걸렸다는 암울한 말도 덧붙였다. 여행 기간 동안 내내 해결되기를 바라며 뉴스를 아침, 저녁으로 검색했지만 결국 NARA와 루즈벨트 대통령기록관은 가지 못하였다. NARA는 셧다운만 되지 않았으면 College park에 있는 Archives Ⅱ에서 공식 방문을 하고 Archives Ⅰ의 전시관을 실컷 둘러볼 환상적인 코스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두 기관의 취소로 인한 아쉬움은 나머지 기관의 열과 성의를 다한 손님맞이에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보통 공식방문에는 두 명 정도의 응대가 있다는 정보와는 달리, 세 기관 모두 5명 또는 6명이 나와 환대해 주고, 각 담당자별 프레젠테이션을 해주었다. 우선 온타리오주 기록보존소는 LAC(Library and Archives Canada) 다음으로 큰 주정부 기록보존소로 요크대학 내에 위치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주 고객층, 열람과 검색 Top 5에 드는 기록물 유형, 10년 동안의 프로젝트와 수집한 사기록물, 기록보유 일정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기관은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문서고, 보존처리실까지도 사진과 녹음, 동영상 촬영을 허용해줄 만큼 개방적이었으나, 중요 기록물이 보관된 문서고는 사람의 체온으로 인한 온도 변화에도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버드대학교 Archives는 대학교의 명성만큼 아카이브즈의 자부심도 높았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아카이브즈이자, 가장 큰 대학 아카이브즈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1851년 하버드 집행이사회의 의결로 처음 아카이브즈의 사명이 인정되었다고 한다. 이 기관은 하버드 대학교의 역사를 기록하는 책임, 교수와 학생 그리고 교직원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책임이 있다고 하였다. 학교 방침상 건물 내부를 사진조차 찍을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서로 화려한(?) 대화는 안되었지만, 그들이 설명해주는 기록관리는 좀 알아듣는 우리를 위해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던 인자한 교수님의 모습을 한 직원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학사논문과 하버드 출판사에서 간행한 책은 100% 소장하고 있고, 심지어 연구할 때 본 자료나 사본도 보관하고 있다고 말하는 자부심이 부러웠다.
마지막으로 IMF Archives. IMF와 NARA가 있는 워싱턴 D.C는 행정기관이 즐비한 만큼 너무도 조용해서 셧다운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갑작스런 폭우로 예의를 갖추고 입은 옷과 신발이 젖어 IMF를 들어가는데 약간의 의기소침해 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은 기관에서 준비해주신 따뜻한 커피와 쿠키로 평온해졌고, 한국인 J 선생님의 자랑스러운 모습에 어깨가 펴졌다. J 선생님은 Archives Officer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원칙적으로 정치적・외교적 중립을 지켜야 해서 현장에서는 만나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관의 배려와 선생님의 노력으로 방문 내내 함께 해서 든든하였다. 현지 가이드와 차원이 다른 전문적인 통역으로 그 기관의 기록관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했다. IMF Archives는 현재 records와 archives 관리를 어떻게 통합적이고도 효율적으로 관리할지를 조직 개편을 통해 그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RM와 AM 담당자 사이에 프레젠테이션 때 보이던 약간의 신경전도 재미있었다. 10년 전부터 시작된 기록물 공개 정책으로 기록물을 ISAD(G)에 따라 기술(description)하고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모든 자료를 기술하기 보다는 요청 받은 기록물부터 기술하고 있다고 한다.
공식방문기관 이외에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같은 관광지와 뉴지엄(Newseum)이란 뉴스 박물관에서도 느끼는 점이 많았다. 관광지나 박물관에서 기록을 어떻게 관광상품이나 전시품과 연계하고 전시하는지를 보여주어 기록물 활용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번 연수를 추진하면서 부족한 것도 많고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럼에도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을 어떻게 설득해서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도 기록연구사에게도, 정보공개와 기타 다른 업무의 가중으로 기록연구사인지 정보공개전문가인지 서글픈 시군 기록연구사도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가슴 벅참이 남는 연수임은 분명했다. 비록 17년 만에 발생한 미국의 셧다운에 맞춰 기막힌 타이밍에 연수를 떠나 NARA나 루즈벨트 대통령 기록관을 방문하지 못하였지만 이 또한 훗날 웃으며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웃기지만 웃지못할 아쉬움을 다음 기회를 도모할 수 있는 기다림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었으니 이 또한 어떠하랴!!'NOTICE > 기록관리계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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